2026년도 유메카라 보드게임 콘 부스 결산 보고서 및 기사
- 글번호
- 427223
- 작성일
- 2026-07-20
- 수정일
- 2026-07-20
- 작성자
- 일본지역문화학과 (010-9892-3714 / 010-7421-1219)
- 조회수
- 607
<유메카라 2026 보드게임 콘 부스 운영 보고서 및 기사>
인천대학교 일본지역문화학과 소모임 유메카라는 2026년 7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한국콘텐츠진흥원·문화체육관광부·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한 캐릭터 라이선스 페어 및 보드게임 콘에서 부스를 운영하였다.
나흘간의 부스 운영에서 유메카라는 〈그날, 그 밤 속의 살인마〉와 〈문학가의 집〉 두 작품을 중심으로 미니게임과 본판 테스트 플레이를 진행하였다.
미니게임에는 나흘 동안 총 420여 명이 참여하였으며, 본판 테스트 플레이에는 24개 팀이 참가하여 제작 중인 게임을 직접 체험하였다.
행사 종료 후 집계한 결과, 완성된 보드게임의 구매 의사를 밝힌 관람객은 약 20명에 달하였다.

행사장을 찾아 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기사문
<보드게임 콘에서 느낀 보드게임의 매력과 미래>
1. 보드게임의 매력
국내 최대 규모의 보드게임 콘에서는 보드게임 할인 구매, 테스트 플레이, 체험형 이벤트가 각 부스, 기업의 핵심 콘텐츠로 기획되어 있었다.
특히 주요 기업 부스에서는 가족, 친구, 동호회, 연인 단위로 방문한 사람들이 단체로 테스트 플레이에 참여하는 장면이 두드러지게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경향은 유메카라의 부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어째서 보드게임에 빠져드는 것일까?
사실 보드게임은 온라인 게임과 비교했을 때 장소와 시간의 물리적 제약이 뚜렷하기 때문에, 산업 규모 면에서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 비해 왜소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마니아층이 두터워지면서 시장 자체가 확장되는 흐름이 주목받고 있다.

표1) 보드게임 시장 글로벌 인사이트 자료
일례로 글로벌 인사이트의 산업 전망에 따르면, 보드게임 시장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10% 내외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서 다시 “왜? 사람들은 보드게임을 좋아할까?”를 살펴보고자 한다.
해당 질문에 대하여 보드게임 콘에 참가한 여러 기업 관계자 및 참관객을 대상으로 무작위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응답자들이 보드게임을 즐기는 가장 주된 이유로는
①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
②같은 흥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직접 만나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
③게임과 달리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④자녀나 지인과의 교류 수단이 된다는 점 등이 꼽혔다.
즉, 게임 자체의 재미보다는 사교적·사회적 기능이 훨씬 더 강조되는 답변이 다수를 구성하였다.
설문이 통계적으로 균질한 표본에서 얻어진 것은 아니지만, 인터뷰에 응한 사람 10명 중 8명이 사교적·사회적 측면의 기능을 주로 언급했다는
사실은 보드게임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이해하는 것에 있어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앞서 단점으로 지적했던 보드게임의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역설적으로 '사람과의 연결'이라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강력한 매력 요소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2. 게임과 보드게임 — 몰입의 구조적 차이
오랜 시간 동안 게임의 매력은 본질적으로 '게임 속 세계에 자신을 던지는 것'에 있다고 이야기되어 왔다.
즉 게임이 구축한 세계관과 가상 세계 속으로 개인이 직접 들어가, 그 세계를 자기 자신의 경험으로 체험하게 만드는 것이 게임의 핵심적인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게임의 매력은 '경험'과 '세계'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온라인 게임에서는 1인칭 시점, 타격감, 연출, 그래픽, 사운드 이펙트와 같은 다양한 장치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실재감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를 세계관 안으로 몰입시키는 방식을 취한다.
반면 보드게임은 감각적으로 결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닌다.
게임 속에 완전히 몰입하기에는 보드게임의 컴포넌트(기물)가 너무나 현실적인 질감과 감각 작용 위에서 다뤄지며, 온라인 게임과 같은 시청각적 연출 역시 기대할 수 없다.
특히나 몬스터나 장비, 공간과 같은 요소들도 결국 실재하는 카드나 맵이라는 현실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대상으로만 구현되기 때문에
감각적 경험만으로는 온전한 몰입에 도달하기 어렵다.
그러나 보드게임은 앞서 언급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몰입을 구축한다.
보드게임의 세계관은 '복수의 참여자'가 '현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서로 소통하는 구조 위에서 완성된다.
실제로 플레이어들은 게임 진행 중 곤란한 상황에서 탄성을 내뱉거나 표정을 구기고, 운이 좋은 순간에는 웃음을 짓고 기쁨을 함께 나누며,
누군가의 지능적인 플레이에는 다 같이 감탄사를 터뜨리는 등 현실 공간에서의 즉각적인 소통이 게임 경험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모습은 플레이어 스스로가 보드게임의 세계관을 현실로 투사하는 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온라인 게임에서 논의한 방식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현실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게임 속 세계관에 실재감을 부여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즉 온라인 게임이 '기술적 장치를 통해 가상을 현실처럼 느끼게 만드는 방식'이라면, 보드게임은 '현실의 인간관계를 매개로 가상의 세계관을 실재화하는 방식'인 것이다.
보드게임 콘에서 관찰된 플레이어들의 반응 역시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같은 게임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플레이어들이 감정적으로 밀접하게 교류하는 장면은 게임의 세계관과 경험을 현실 공간에 투영함으로써
오히려 더욱 실재적인 몰입 경험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해석해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3. 파라코즘(Paracosm) 이론에 따른 해석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파라코즘 이론을 끌어와 이번 보드게임 콘에서 얻어낸 관찰 결과를 해석해 보고자 한다.
먼저 파라코즘이란 본래 아동심리학에서 사용되던 개념으로, 개인이 나름의 지리·역사·언어·규칙 등 내적 일관성을 갖춘 내면의
“상상의 세계”를 오랜 시간에 걸쳐 정교하게 구축해 나가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러한 파라코즘은 창작물에 투영되어 이질세계(heterocosm),
즉 공유 및 출판을 목적으로 다듬고 편집한 가상세계인 이질세계로 발전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파라코즘이 타인에게 공유될 수 있다.
이 틀을 보드게임 콘에서 관찰된 현상에 대입해 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드러난다.
첫째, 온라인 게임에서의 게임 속 세계인 파라코즘은 플레이어 개인이 창작자의 이질세계를 홀로, 또는 가상의 존재들과 소비하며 내면화하는 방식으로,
몰입의 질이 전적으로 콘텐츠, 기술의 정교함과 개인의 상상력에 의존한다.
특히나 세계관 내에 스토리 라인에 따라서 진행되는 양상이 강한 게임들은 이러한 측면이 더욱 강하게 두드러진다.
둘째, 이와 달리 보드게임의 세계관인 파라코즘은 세계관이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만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참여자가 실시간으로 서로의 반응을 확인하고 해석을 주고받으며 공동 으로 저작, 공유하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이번 보드게임 콘의 테스트 플레이 현장이 정확히 이 부분에 해당한다.
〈그날, 그 밤 속의 살인마〉나 〈문학가의 집〉과 같은 룰북에 인쇄된 게임의 텍스트와 컨셉은 뼈대에 불과하며,
실제로 그 세계관에 살을 붙이는 것은 함께 테이블에 둘러앉은 참여자들이 서로의 추리에 반박하고,
놀라고, 감탄하며 실시간으로 만들어 내는 '상호 승인'의 과정 속에서만 이루어진다.
(그도 그럴 게 보드게임의 컨셉은 길어야 A4한장 내외니까 말이다.)
즉 온라인 게임의 파라코즘이 설계자와 기술 장치에 의해 일방적으로 유지된다면,
보드게임의 파라코즘은 그 자리에 있는 참여자들의 사회적 합의와 정서적 반응을 통해 매 세션마다 조금씩 다르게 재구성되는 유동적인 세계인 셈이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점은, 보드게임의 파라코즘이 카드·말·보드와 같은 실물 컴포라는 일종의 닻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는 사실이다.
온라인 게임의 파라코즘이 클라이언트를 종료하는 순간, 접속이 끊기듯 사라지는 것과 달리,
보드게임의 세계관은 게임이 끝난 뒤에도 테이블 위에 흩어진 카드나 말 등의
그 실재적 구성물에 참여자들의 기억,그 자리에서 나눈 대화들이 물리적·정서적 흔적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것을 소유하는 것으로서 그 기억과 세계를 보다 오래 간직할 수 있다.
즉, 이러한 부분에서 부스 방문객 중 약 20명이 구매 의사를 밝힌 것 역시, 단순히 게임 콘텐츠가 마음에 들었다기보다는
그 자리에서 함께 만들어낸 파라코즘을 자신의 일상 공간으로 가지고 돌아가 다시 재현하고 싶다는 욕구의 발현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보드게임 콘에서 사람들이 보드게임을 소장하고 구매하는 것 역시 이러한 정신 작용 중 하나일 것이다.
결국 파라코즘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보드게임 콘에서 관찰된 게임 세계관의 몰입은 개인의 상상력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공간, 실물 컴포넌트, 복수 참여자의 정서적 반응이라는 세 요소가 상호 작용하여 유동적으로 공동 구축되는
'사회적으로 실재화된 파라코즘' 속에서 일어난 몰입의 일종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4. 보드게임의 미래
이러한 보드게임의 매력은 점점 사회적으로 단절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접점을 만들어주는 하나의 기능으로 작동할 수 있다.
예컨대 온라인 게임은 아무리 멀티플레이 형태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타인의 실재감이 모니터와 음향기기를 통해 송출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정한 거리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일시적인 고립감을 해소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개인이 '누군가와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을 느끼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맥락은 여러 학자에게 지적되고 있는 현대 사회의 사회적 자본 감소 문제와도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현대 사회는 공동체적 활동이 줄어들수록 개인은 물리적으로는 타인과 가까이 있어도 정서적으로는 고립되기 쉬운데,
보드게임은 바로 이러한 사회적 자본 감소의 문제 지점에서 물리적 공존과 정서적 연결을 동시에 회복시키는 장치로 기능할 가능성을 지닌다.
물론 보드게임 역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라는 근본적인 한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지역 사회 내에서 운영되는 보드게임 동아리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사람들과 만나고 감정적인 교류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결코 작지 않다.
특히 인천 소재의 유명 보드게임 동호회 위000루의 사례나, 보드게임 콘 현장에서
서로 얼굴도 모르는 여러 사람이 한 테이블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러한 보드게임 커뮤니티는 불특정 다수로 구성되는 모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구성원을 배척하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즉 보드게임 커뮤니티는 기본적으로 '보드게임에 대한 관심'이라는 단 하나의 공통분모만 있다면
언제든지 사람과의 강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포용성을 근본적인 특성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고립 사회로 나아가는 현실 속에서 개인을 정서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하나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감정적 교류는 게임이라는 가상의 세계(제작자가 제공한 유동적 파라코즘)를 그 게임에 속한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제작한다는 점에서,
그 깊이가 남다르고, 이는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과 소속감의 결핍, 그리고 누군가와의 연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치라 할 수 있다.
5. 결론
현대 사회가 점점 고립 사회로 나아가는 와중에,
보드게임은 타인과의 느슨하지만 확실한 연결 장치로서 개인의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더욱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사회가 외로워지면 외로워질수록 인간은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고, 교류하고 싶어지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러한 보드게임의 사회적 역할은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메카라 역시 이번 부스 운영을 통해 확인한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매개로서의 보드게임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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